복싱 2일차

종아리 위쪽에 알이 배겼다. 이런 근육통이 얼마 만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면서, 한편으로는 은근히 반갑다. 어제 낡은 탈의실과 샤워장을 보면서 잠시 향수에 빠지기도 했는데, 여러모로 예전 생각이 나는구나.

오늘도 줄넘기 3라운드로 시작. 먼저 몸을 풀고 줄넘기를 했는데, 어제보다 훨씬 수월했다. 사실 어제는 아무 생각 없이 두발로 쿵쿵 뛰면서 줄넘기를 했었다. 이러다 허리가 더 나빠지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지. 검색을 해보니 복싱 줄넘기는 요령이 필요하더라. 바닥에서 높이 뛰는 건 아닌 것 같고, 스텝을 더 잘 밟기 위한 연습이라 가볍게 발을 움직이는 거라고 한다. 유튜브 영상 봤던 것을 생각하며 해보니, 3라운드 정도는 어제보다 쉽게 할 수 있었다.

손에 붕대를 감는 법을 배우고, 어제 배운 스텝을 복습했다. 관장님이 가벼운 판대기(?)와 포수 글러브 같은 미트를 가져와서 손을 가볍게 내뻗을 때 맞춰 준니 기분 좋은 '팡' 소리가 난다. 이 맛에 하는건가? 그렇게 조금 익숙해 지니 글러브를 끼고 샌드백도 치게 해준다. 어? 진도가 너무 빠른 거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땡큐였다. 언제 이런 거 쳐보겠어. 그런데 거울 보고 허공에 주먹질 하는 것과 샌드백을 치는 건 느낌이 사뭇 다르더라. 주먹질 한 두번에 샌드백이 춤을 추니 맞추기도 힘들고, 욕심 내서 치다 삐끗하면 손목 다칠 것 같기도 하고, 스텝도 자꾸 꼬이고. 관장님 말로는 끊어치면 샌드백이 안움직인다고 한다.

오늘도 한 시간 정도하고 마무리 했다. 무리하지 말자.

오늘의 포인트
- 정면에서 봤을 때 두 발 사이에 공간이 있어야 한다. 두 발 사이에 공간이 너무 좁으면 좌우 타격에 중심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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