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 - 손미나의 사람, 여행


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 - 8점
손미나 지음/씨네21북스


익숙한 곳에서 세상을 낯설게 보기란 쉽지 않다. 여행은 그런 일상을 벗어나 낯선 환경과 사람들을 마주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렇게 만난 세상에서 오감은 모든 능력을 발휘해서 감성과 이성을 분주하게 만들 테고,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이 보이겠지. 


책은 손미나 님이 열네 분의 사람들과 여행에 관한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대화 형식으로 편안하게 글을 써서 그분들의 인생과 그 속에서 여행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옆에서 듣는 기분이었다. 열네 분의 살아온 인생과 여행은 모두 다른 형태였다. 그 모든 것을 '여행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들'이란 말로 묵어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여행의 진정한 의미 아닐까 싶다. 


열네 분의 이야기 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을 꼽으라면 역사 여행가 권기봉 님의 이야기다. 독립문과 서대문 형무소, 장충동 족발집 이야기는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내가 태어나 자랐고,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도시에서 백 년도 채 지나지 않은 아픈 역사를 잊고 지냈다니.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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