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돈 되는 경매다


이제, 돈 되는 경매다 - 6점
이현정 지음/길벗


마음의 관성은 핑계라는 친구를 불러온다.

마음에는 관성이 있다. 기존대로 흘러가는 것이 편하다. 새로운 시선과 낯선 행동, 해보지 않았던 다른 방식과 같은 것들은 모두 불편하다. 세상은 내가, 그리고 여러분이 원래 살던 방식대로 살라고 한다. 시도하지 말고, 도전하지도 말고, 안전하게 이 곳에 머무르기를 권한다. 

에필로그에 있는 첫 문장을 글을 보는 순간 왜 어렸을 때의 기억 조각 하나가 떠올랐다. 

유년 시절 동네 골목길에는 늘 같이 노는 친구들이 있었다. 매일 늦게까지 신나게 놀다가 저녁 먹으러 들어오라는 엄마의 목소리에 겨우 끌려 들어가던 시절이었지. 그렇게 유년 시절을 보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다른 동네에 사는 친구를 사귀고 첫 원정 놀이(?)를 갔던 날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실 몇몇 풍경만 잔상처럼 남아있긴 하지만, 아무튼 우리 동네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낯설었고, 다른 아이들과 놀이 문화, 규칙이 이질적으로 다가왔던 첫인상은 아직도 강렬하다. 그 뒤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이내 익숙해져서 재미있게 놀고 왔겠지. 

아이들은 그렇게 부딪히며 자기만의 세계를 확장하면서 성장해야 건강한 성인이 될 수 있는 것 아닐까? 성인이 된 지금도 불편을 감수하며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지나고 되돌아 볼 때 조금이라도 덜 후회할 수 있을 것 같다. 


후기

읽은 건 경매 책인데, 에필로그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구성이나 흐름, 문체가 매끄럽지 않아서 조금 산만한 느낌은 있었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스르륵 읽어 나가면서 용어 익히며, 경매에 대한 분위기를 간접 경험하기에는 괜찮았던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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