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의 스프링 3


토비의 스프링 3 - 10점
이일민 지음/에이콘출판


긴 시간 동안의 부채감에서 해방

오늘에서야 겨우 마지막 장을 덮었다. 2015년 3월에 첫 장을 넘겼으니, 햇수로 4년 걸렸구나. 드디어 긴 시간 동안의 부채감에서 벗어나 기쁘다. 부채감이 얼마나 부담스러웠었는지. 가볍게 맥주 한잔하며 자축이라도 하고 싶은 기분이다. 이제야 다 봤으니, 어디 가서 봤다고 얘기하기도 민망하겠네.


책이 두꺼운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초난감 DAO를 개선해 나가면서 스프링을 적용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고 알기 쉽게 풀어쓴 초반부를 읽으면서 느꼈던 전율은 지금도 여전하다. 코드를 개선해 나가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레 스프링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주는 스토리 전개는 보통 내공으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인 것 같다. 저자가 얼마나 공들여 썼을지 저절로 상상된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될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한 설명과 사례 덕분에 책은 두꺼워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덕분에 스프링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밍 스킬도 좀 더 좋아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너무 두꺼워

그런데 오히려 두꺼워서 진입장벽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말 좋은 책이어서 많은 사람이 봤으면 싶은데, 나처럼 두께에 짓눌려 오랜 시간 동안 완독에 실패하는 사람들도 꽤 있지 않을까? 중복되는 정리는 조금 줄이고, 너무 자세한 설명은 조금 담백하게 풀어줬으면 조금 더 쉽게 읽혔을 것 같다.


꼭 읽어야 할까?

운전을 생각해 보자. 운전은 면허증만 취득하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엑셀을 밟으면 차가 움직이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멈추며, 핸들을 돌리면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기본 지식만으로 운전은 가능하다. 익숙해지면 어디든 차를 몰고 이동하는 건 어렵지 않다. 엑셀을 밟으면 왜 움직이는지, 브레이크는 어떤 방식으로 동작하는지, 핸들은 어찌 그리도 쉽게 바퀴를 돌려주는지 몰라도 운전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하지만 차량이 고장 났을 때, 대처 능력 관점에서 보자면 차에 대한 기본 지식과 응용 능력을 갖추고 있는 편이 더 안전하다. 긴 내리막길에서 드라이브 모드로 운전하는 사람과 엔진브레이크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를 더 신뢰할 수 있을까?
스프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꼭 읽어야 한다'에 한 표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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