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마 그랑데 후기

유튜브는 깊이가 부족해

올해 들어서면서 출퇴근 시간의 대부분은 스마트폰 속의 유튜브와 함께 보내고 있었다. 처음 시작은 강의를 시청하는 것이었다. '와, 이런 것들도 강의가 있었네'라고 감탄하며, 텍스트보다 더 쉽게 이해되는 듯한 동영상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내가 찾아보는 유튜브 동영상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가벼운 주제, 기본적인 개론 정도의 내용은 넘쳐나지만, 좀 더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컨텐츠는 찾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자면 한 권의 책을 핵심만 요약해서 몇분짜리 동영상을 보면 책 한 권 읽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사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긴 호흡으로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내공은 존재하지 않는다. 맛은 있으나, 몸에는 안좋은 불량식품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급격한 시력 저하

그렇게 몇달여를 보내면서 점점 눈이 나빠지고 있음을 느껴왔다. 스마트폰을 보고 난 직후 침침하게 보이는 세상을 보면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루테인을 먹기 시작했지만 별 효과는 모르겠고, 역시 스마트폰을 멀리 하는 것 밖에 없나.


크레마 그랑데 구입

출퇴근 시간의 동반자였던 스마트폰의 대안으로 크레마 그랑데를 구입했다. 부쩍 줄어든 독서량을 늘리고픈 생각이 가장 컸다. 그리고 사서 보기엔 부담스럽고, 도서관에 가서 빌려 보기는 불편한 책을 전자도서관에서 다운로드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에도 끌렸다.


너무 편하다. 

도서관에 갈 필요없이 전자도서관에서 다운로드 받고, 없으면 구입하서 바로 다운로드 받아 읽을 수 있어 너무 편하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이북이라고 하더라도 눈이 안아픈 건 아니지만, 스마트폰에 비하면 훨씬 나은 것 같아 조금 안심이 된다. 더불어 독서량이 생각보다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가장 큰 목적을 달성해서 만족스럽다.


아쉬운 점이라면

PC나 태블릿에서처럼 휙휙 넘겨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북 리더기의 한계이겠지만, 책을 불러오는 시간이나, 페이지 넘김이 너무 느리다. 책 읽는 것 외에 다른 건 도무지 할 수 없을 정도이다. 북마크를 찾아보거나, 페이지 여기 저기를 둘러보는 건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차라리 PC에서 하는게 편하다.
그리고 전자도서관에서 대출한 경우 동기화가 안되는 것 같다. 교보도서관의 경우 PC나 핸드폰, 크레마 그랑데 간에 북마크 등의 동기화가 안된다. 다른 도서관은 아직 확인해 보지 않았지만, 비슷한 상황일 것 같다. 나중에 다시 빌려볼 때 북마크가 유지된다면 좋을텐데, 아쉽다.


출퇴근 길의 오랜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북 리더기의 기능만 생각한다면 20만원은 좀 비싼 느낌이다. 책 읽는 것 외에 다른 건 도무지 할 수 없을 정도니 말이다. 반면 오롯이 책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기도 하다. 덕분에 출퇴근 지하철에서나마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세상과 잠시 떨어지는 낯선 경험이 아직까지는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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