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인문학

 

부의 인문학 - 10점
브라운스톤 지음/오픈마인드


왜?

네이버 부동산 카페에서 입소문이 대단했다. 집에 책도 있긴 했지만, 일부러 읽지 않았다. 부동산 카페의 입소문이라는 생각에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어느 날 이북이 나온 걸 보고 훑어 보다가, 푹 빠져 들었다. 시간 순삭! 읽을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아쉬움이 점점 커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전략적 사고

한 때 자기계발서를 주기적으로 읽었었다. 뻔한 듯 보이지만, 읽고 나면 부스터를 맞은 듯 다시 또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힘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동안 그 루틴을 잊고 살아 왔는데, 마이클 포터의 '전략적 사고' 부분을 읽으면서 머리 속에서 번개가 쳤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어디로 가고 있지? 이 길이 맞나? 갖가지 질문들이 머릿 속을 맴돌았다. 덕분에 다시 한 번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자본주의 사용 설명서

지금 여기는 자본주의 사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저마다 갈망하는 바를 이루려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한정된 시간과 재화는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다. 궁핍이, 갈망이 동력이 된다. 목적지는 다르지만 결국 도달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무턱대고 열심히 하면 어떻게 될까? 대감집 노비에서 기업의 노비로 신분이 바뀔 뿐 먹고 사는 것은 똑같다. 줄을 잘못 선 사람들은 망하기도 한다. 

이 책은 후자를 위한 책이다. 자본주의가 어떻게 변화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보여준다. 이를 통해 저자는 지금 우리가 어떤 포지션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을 읽기 전의 세상과 읽고 난 후의 세상이 달라 보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인상 깊었던 구절들

지옥으로 가는 길이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강력한 증거 중 하나는 북한이다. 같은 민족이고 똑같은 조건에서 출발했는데 남한과 북한은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북한의 정책은 전부 선의 아닌가? 식량도 배급, 집도 배급, 병원도 공짜다. 선의가 넘쳐나는 곳이 북한 아닌가? 그런데 왜 북한은 남한보다 못 살까?


왜 그럴까? 왜 자유를 버리고 노예의 길을 선택할까? 자유는 경쟁이 기본이고, 노력이 기본이고, 책임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경쟁하기 싫고, 노력하기도 싫고, 책임지기도 싫은 미성숙한 대중이 쉽게 원하는 게 무엇일까? 이럴 때 달콤하게 등장하는 정치 세력은 파시스트나 공산주의 같은 전체주의자다. 이들은 대중에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속삭인다. 그냥 모든 건 정부가 다 해준다고 약속한다. 그것도 공짜로 말이다. 그렇게 해서 불안한 대중은 자유로부터 도피해서 노예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내 땅이어야 여기다 무슨 장사를 할 지 고민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활용하게 된다. 내 땅이 아니면 그런 노력을 누가 하겠는가? 고민하는 것 자체가 투자인데 말이다. 

땅을 국가가 소유하고 공산당 간부가 관리한다면 공산당 간부는 땅을 개발해야 할 동기를 갖기 어렵고, 잘못 되어도 자기 땅이 아니니 책임감도 느끼지 못한다.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의 저자 리처트 플로리다는 정부의 정책이 실패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들이 기업과 일자리를 찾서 이동한다는 전통적인 생각이 더 이상 맞지 않는 것 같다. 도시의 성공을 위해선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끌어오는 것이 맞다."


1가구 다주택자가 집값을 상승시킨다는 대중 생각은 옳은 것인가? 단기적으론 그렇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오히려 집값을 안정시킨다. 단기간을 놓고 보면 1가구 다주택자가 집을 매수하기에 집값을 상승시킨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장기간으로 보면 1가구 다주택자는 자신이 사용하는 집 한 채를 제외하고 나머지 집은 모두 임대를 주기에 전세가를 하락시키고 집값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1가구 다주택자가 항상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IMF 때 많은 주택임대 사업자들이 파산했다. IMF 때 파산한 1가구 다주택자의 불행은 고려되지 않고, 요즘 집값이 오르자 1가구 다주택자가 마치 범죄자인 양 매도하는 건 불공평하다. 


1997년 한스 페터 마르틴과 하랄트 슈만이 쓴 "세계화의 덫"

  • 다국적 기업은 인건비가 싼 지역을 찾아서 공장을 옮길 뿐만 아니라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 비과세지역으로 본사까지 옮긴다. 
  • 세계화 때문에 국내 노동자는 해외에 있는 중국과 인도 노동자와 인건비 경쟁을 해야 한다. 
  • 세계화 덕분에 국경 장벽과 관세율이 낮아짐에 따라 소비자들도 해외 직구를 통해서 해외 기업의 물건을 집에서 사들인다. 이제 글로벌 1등 제품만 살아남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 
  • 세계화 때문에 정부의 시장에 대한 통제력은 점점 사라진다. 혁신과 자동화로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이 없다. 고용 없는 성장이 이루어 지고 있다. 국내의 중산층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임금도 겨우 먹고 살 정도로만 받을 수 있게 되었다. 
  • 세계화로 인해서 전 세계 인구 중 20%만이 좋은 일자리를 가지고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 나머지 80%는 사실상 그냥 숨만 쉬고 사는 세상이 될 거라고 주장한다. 


혁신이란 무엇인가? "마차를 단순히 연결한다고 기차가 되지 않는다." 즉 기존의 패러다임이나 전통을 뛰어넘는 창조적인게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잡스의 아이폰 같은 상품이 좋은 예다. 이런 창조적 혁신이 나타나면 자본주의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 발전한다. 


자본주의 시스템 아래서 양말 공장은 여왕만 양말을 사 신을 수 있게 만든게 아니고 양말 공장의 직공도 양말을 사 신을 수 있게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만드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모두를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만든다. 프롤레타리아조차도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만든다. 


특히 시장경제에 대한 현장경험도 없고,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도 전혀 없이 오직 글과 말로만 먹고 사는 좌파 지식인들이 뒤처지고 낙오한 대중을 선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본주의 시스템이 나은 불평등과 격차만 들이밀어 보여주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분배와 자본주의 시스템의 전복뿐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좌파 지식인들이 그렇게 비판에 앞장서고 선동하는 이유는 비판과 선동만이 그들의 존재 가치와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03년부터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못했다. 

여기에는 2002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영향이 크다. 중국 13억 인구가 자유시장 경제체제의 노동자로 유입되면서 예전보다 노동자가 50% 이상 많아진 것이다. 그만큼 한국 노동자들의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살아남으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생존환경이 바뀌니 생존의 조건이 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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