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콰이어트 Quiet - 8점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외향적인 성격의 등장

현대 사회는 외향적인 사람에게 좀 더 유리한 구조이다. 내향적인 사람보다는 외향적인 사람이 좋은 성격인 것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성격이란 개념이 등장한 것은 20세기 초반이다. 경제구조의 변화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세상은 점점 외향적인 성격이 올바른 것(?)처럼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제 학교, 회사 등 사회를 구성하는 조직들은 내향적인 사람보다는 외향적인 사람에게 맞춰져 있다.


내향적인 성격의 실체

내향적인 사람은 새로운 장소나 환경의 변화와 같은 자극에 민감하며, 조심스레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자극에 둔감하며, 먼저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무엇이 '좋다', 혹은 '나쁘다'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니다. 내향적인 성격이 진화론적 의미에서 열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의 수많은 발전 과정에서 내향적인 사람들이 기여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문화적 차이

두 집단의 대비는 현저하다. 미국인은 사교성을 중시하고 편안하고 유쾌하게 어울릴 수 있는 특징을 높게 친다. 중국인은 더 깊이 있는 특징을 중시하며, 도덕적인 미덕과 성취에 집중한다.
내향성과 외향성에 대한 선호는 문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한국이나 중국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미국의 학교에 진학한 아이들은 문화적 차이에 당황한다. 동양에서는 학교에서 조용하고 나서지 않는 것이 미덕이었으나, 미국의 학교에서 보이는 아이들의 전형은 정반대이다. 
아시아의 문화는 집단 정체성에 있다. 반대로 서양 문화는 개인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다.
조용하거나 말이 많거나, 조심스럽거나 대담하거나, 절제하거나 거리낌 없거나 등의 존재 방식은 각각의 강력한 문명을 보여주는 특징이다. 


아이가 내향적이라면

아이가 새로운 상황에서 조심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이를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그런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아이는 새로운 자극에 조심스레 접근하고 있을 뿐,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훌륭한 부모라면 아이가 새로운 것에 반응하는 방식을 개선하도록 도울 것이다. 


외향성이 필요하다면

세상에는 가짜 외향성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설명하는 이론 중 '자유특성이론'이 있다. 핵심 목표가 생기면 행동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향적인 사람이 상황에 따라 자기 행동을 외향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를 치유할 수 있는 '회복 환경'을 많이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15년 6월 즈음 첫 장을 펼친 후 2년이 지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니었지만, 단순한 주제에 대한 논증의 반복이 지루해서 어느 순간부터 책상 한 켠에 계륵 같은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다 읽고 난 지금은 끝까지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알 수 있었고, 내향적/외향적 사람의 행동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 듯 하다. 


'회복 환경'을 늘리자. 

'가짜 외향성' 때문이 아니더라도, 사회 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은 누구나 '회복 환경'이 필요할 것 같다. 나도 없지는 않구나. 별 생각 없이, 약간은 의무감도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회복 환경이었네. 다행이다. 


프롤로그

38
하지만 여러분이 이 책에서 가져갈 수 있는 오직 한 가지 통찰이 있다면, 나는 그것이 '자기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된다'는 느낌이라면 좋겠다. 장담하건대 그런 관점은 우리 인생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 


1부 외향성이 롤모델인 세상

46
'성격'이라는 단어는 18세기 이전에는 영어에 존재하지 않았고, '좋은 성격'이라는 개념은 20세기가 되어서야 널리 퍼졌다. 
하지만 '성격의 문화'를 수용한 뒤로, 미국인들은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대담하고 재미있는 이들에게 매혹되었다. 

89
"가장 목소리 큰 사람이 제안하는 대로 행동지침을 정하게 되었죠. 목소리 작은 사람이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그냥 무시되었고요. 무시된 아이디어들은 우리를 생존하도록, 문제에서 벗어나도록 도울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목소리 큰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말할 때 보여준 확신 때문에 결국은 무시되고 말았죠. 나중에 동영상을 보여주는 데 정말 당혹스럽더군요."

126
단체(학교와 직장)를 구성하는 방법을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것은 내가 '새로운 집단사고'라고 이름 붙인 요즘의 현상을 보여준다. 그 현상은 일터에서 생산성을 억압하고, 점점 더 경쟁이 심화되는 세계에서 탁월함을 얻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얻지 못하게 가로 막는다. 
새로운 집단 사고는 무엇보다 팀워크를 중시한다. 그것은 창의성과 지적 성취가 시끌벅적한 장소에서 나온다고 주장한다….(생략)
새로운 집단 사고는 여러 기업에서 이미 수용했다. 이들 기업은 점점 더 직원들을 팀 단위로 조직하고 있는데, 이런 관행은 1990년대 초반부터 인기를 끌었다…. (생략) "이런 교육 방식은 독창성이나 통찰력이 아니라 언어 구사력에 따라 사람을 존중하는 기업계를 따른 겁니다. 말을 잘해서 이목을 끌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하는 거죠. 능력이 아닌 다른 뭔가를 토대로 하는 엘리트주의입니다."

147
심리학자들은 보통 집단 브레인스토밍의 실패를 세가지 이유로 설명한다. 첫째는 '사회적 태만'이다. 집단 속에 있으면, 어떤 사람들은 뒤로 몸을 기댄 채 다른 사람들에게만 시킨다. 둘째는 '생산 봉쇄'다. 한 번에 한 사람만 아이디어를 내거나 말할 수 있고, 나머지는 수동적으로 앉아 있을 수밖에 없다. 셋째는 '평가 불안'이다. 동료들 앞에서 멍청해 보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말한다. 

154
다양한 작업공간은 외향적인 사람뿐 아니라 내향적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유인즉 그것이 전통적인 열린 사무실에 비해 은거할 공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2부 부모가 물려준 성격 vs. 현재 나의 성격

165
(요약) 낯선 상황에 조용하고 경계하는 아이는 자극에 민감한 것이고, 개의치 않고 뛰노는 아이는 자극에 둔감한 것이다. 

197
'스위트 스폿'은 최적으로 자극되는 지점이다. 
(생략)
자신의 스위트 스폿을 아는 사람들은 자신을 지치게 하는 일을 그만두고 새롭고 만족스러운 일을 시작할 힘이 있다. 

198
에스더가 연단에서 즉흥적으로 발표하는 것 때문에 겪는 문제도 이해가 간다. 과다 각성은 주의 집중과 단기기억을 방해하는데, 이 둘은 즉석에서 말하는 능력에 핵심적이다. 그리고 대중 강연은 본질적으로 자극이 강한 활동이기에 내향적인 사람들은 주의력이 가장 필요할 때 그것에 방해를 받게 되는 셈이다. 

199
흔히 공포증을 다스리려고 사용하는 둔감화는 자신이 두려워 하는 것에 자신을 (그리고 편도체를) 통제 가능한 수준 내에서 반복해서 드러내는 방법이다. 이것은 깊은 물에 풍덩 뛰어들어 무조건 헤엄치려고 해보라는, 의도는 좋지만 무익한 조언과는 매우 다르다. 그런 방법은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공황 상태를 일으켜 두뇌에 공포, 두려움, 수치심을 더 깊이 각인한다. 

221
고 반응성인 내향적인 사람은 땀을 더 흘리고, 반응성이 낮은 외향적이 사람은 적게 흘린다. 이들의 피부는 문자 그대로 '두껍고', 자극에 영향을 덜 받고, 만져보면 시원한다. 
거짓말 탐지기는 부분적으로 피부 전도율 시험이다. 거짓말이 불안을 야기하고, 그에 따라 피부에서 미미하게 땀이 난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229

하나뿐인 최고의 [동물] 성격은 없다. 자연선택에 따라 유지되는 다양한 성격이 있을 뿐이다. 


255
하지만 판단력이 열광에 가려지게 되는 메커니즘은 정확히 어떤 것일까?
(생략)
"내향적인 사람은 '조사하게 되어' 있고 외향적인 사람은 '반응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수수께끼 같은 행동에서 더 흥미로운 면은 외향적인 사람들이 잘못된 버튼을 누르기 '전에'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후에' 무엇을 하느냐는 점이다. 내향적인 사람은 숫자 9에 버튼을 눌러서 자기가 점수를 잃었다는 점을 알면, 잘못을 되돌아보기라도 하듯 다음 숫자로 넘어가기 전에 속도를 늦춘다. 하지만 외향적인 사람은 속도를 늦추지도 않을뿐더러, 반대로 '속도를 높인다.'

265
플로(flow): 어떤 활동에 완전히 몰입해 있다고 느끼는 최적 상태다. 
플로에 들어가는 열쇠는 '어떤 활동의 결과로 나오는 보상이 아니라' 활동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267
내향적인 사람을 위한 묘책은 지배적인 기준에 휩쓸리도록 자신을 방치하지 말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존중하는 것이다. 


3부 모든 문화는 외향성만을 선호하는가

286
두 집단의 대비는 현저하다. 미국인은 사교성을 중시하고 편안하고 유쾌하게 어울릴 수 있는 특징을 높게 친다. 중국인은 더 깊이 있는 특징을 중시하며, 도덕적인 미덕과 성취에 집중한다. 

288
(요약) 아시아의 문화는 집단 정체성에 있다. 반대로 서양 문화는 개인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다. 

292
조용하거나 말이 많거나, 조심스럽거나 대담하거나, 절제하거나 거리낌 없거나 등의 존재 방식은 각각의 강력한 문명을 보여주는 특징이다. 

300
실리콘밸리에서는 최고로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일 지라도 자신의 작업을 보여주는 것 외에는 달리 자신을 표현할 수 없다면 과소평가를 받게 될 겁니다. 외국계 전문직 종사자들 상당수가 그걸 체감하죠. 지도자가 아니라 영광된 노동자가 되는 겁니다.


4부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일할 것인가

314
내가 앞서 언급한 '만능 엔터테이너' 교수와, 지금 말한 정신적인 생활을 선호하는 은둔자가 실은 동일 일문이라고 하면 여러분은 놀라겠는가?
(생략)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사람 대 상황' 논쟁이라고 한다. 고정된 성격 특성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사람들이 처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가?

317
자유특성이론
- 핵심목표가 생기면 행동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324
가짜 외향성을 보여준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진짜처럼 보일 수 있었을까? 알고 보니 외향적인 사람처럼 연기하는데 특별히 뛰어난 사람들은 대체로 심리학자들이 '자기감시'라고 부르는 특성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기감시가 뛰어난 사람들은 상황에 따른 사회적이 요구에 자기 행동을 맞추는데 아주 능숙하다. 이들은 단서들을 찾아서 자기 행동을 교정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인들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330 
경청하면, 협상 상대를 움직이는 진정한 동기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양쪽 집단을 만족시킬 창의적인 해결안을 찾아낼 수도 있다. 

334
내향적인 사람을 위한 휴식법, '회복 환경'을 많이 만들어라. 

341
한 괄목할 만한 연구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사람들이 나중에 가서야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그 감정들을 분출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354
내향적인 사람들은 우호적인 상황에서 만난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외향적인 사람들은 자기와 경쟁하는 사람들을 더 좋아한다. 

356
아시아 사람들은 갈등을 최소화함으로써 존경심을 보인다. 하지만 이스라엘인들은 '[의견 차이를] 무례함의 신호로 보지 않고, 상대방이 그 일에 신경을 쓰고 있고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본다."

361
"공감해 보려고 하는 거예요. 아내의 말투는 빼버려요. 나에게 공격으로 느껴지는 부분을 빼버리고, 아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파악하려고 하죠."

380
내향적인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일은 새로운 것에 반응하는 방식을 개선하도록 돕는 것이다. 내향적인 아이들이 새로운 사람뿐 아니라 새로운 장소와 사건에도 반응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러니 아이가 새로운 상황에 조심스러워 하는 것을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아이는 새로움이나 과도한 자극에 몸을 사리는 것이지, 인간과 접촉하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다.'

388
사실 수많은 학교가 외향적인 아이들에게 맞게 구성되어 있다. (생략) 내향적인 아이들은 외향적인 아이들과 매우 다른 지침이 필요하다. 

397
부모의 바람을 강요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만족스러운 삶에는 여러 갈래가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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