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심리학

 

여행의 심리학 - 8점
김명철 지음/어크로스


읽게 된 계기

휴가를 앞두고 언제나처럼 휴가지에 대한 정보를 열심히 검색하며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동선과 방문지가 눈에 익기 시작한다. 그렇게 비슷한 여행 준비를 하던 중 우연히 이 책을 발견했다. 나는 왜 여행을 떠나려 하는 것일까?


여행을 떠나는 이유

여행을 떠나는 것은 무언가를 하고 싶은 접근동기와, 무언가를 피하고 싶은 회피동기의 상호작용에 기인한다. 오, 이런 명쾌한 설명이 있었다니, 무릎을 치게 만든다. 

군 생활을 하던 시절 첫 휴가를 나오던 날이 생각났다. 그날의 풍경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해방감은 뚜렷이 기억에 남아있다. 하루하루 팍팍했던 군생활을 뒤로 한 채, 원래 살던 도심 속으로 잠시나마 현실 도피를 떠나는 그 순간이 얼마나 좋았었던지.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던 그 날의 무거웠던 기분도 새삼 떠오른다. 아마도 접근동기와 회피동기가 가장 절실했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그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접근동기에 더 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행을 잘 다녀오는 법

여행을 잘 다녀오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격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개방성이 높은지, 낮은지 잘 생각해 보고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내향적인데 액티비티 위주의 패키지 여행을 선택한다면, 오히려 피곤한 여행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여행경험을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경험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공유하는 행위가 필요하다. 단순히 좋았다라는 막연한 감정만을 유지한다면, 그 여행은 곧 잊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구체적인 경험 자산이 쌓여 나가다 보면 나만의 여행기술은 더욱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다. 


후기

휴가 때면 왜 여행을 떠났을까? 그 땐 행복한 여행이었나? 여러 생각을 해보려 했으나,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책에서 알려준 것처럼 다녀온 후 여러 편의 이야기들로 만들어 두었다면 그 기억들이 좀 더 생생하게 남아 있었을 텐데. 왠지 여행을 무슨 의무처럼 다녀온 건 아니었나 하는 후회가 생긴다. 여행을 잘 다녀오는 법을 잘 기억하자.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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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여행을 떠날까?"라는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하려면, ……

  • 먼저 "사람들은 왜 여행을 떠날까?"라는 질문을 하고
  • 다음으로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고 물은 뒤
  • "나는 왜 여행을 떠날까?"라고 자문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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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동기

메릴랜드 대학의 이소 아흘라는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유래한 접근-회피 동기 개념을 이용해 "사람들은 왜 여행을 떠날까?"라는 질문에 답함

  • 인간은 무언가를 얻고 무언가를 하려는 '접근 동기'에 따라 행동에 나서기도 하지만, 
  • 무언가를 피하고 무언가를 하지 않으려는 '회피 동기'에 따라 움직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접근 동기와 회피 동기는 배타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여행을 통해 도피하고 탈출하려는 대상과 여행을 통해 탐색하고 추구하려는 대상 사이에는 긴밀한 연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일상의 지루함은 여행을 통해 짜릿함과 재미를 찾고, 

삶의 스트레스는 여행을 통해 가사에서 해방되어 편안함과 휴식을 얻기 바란다. 

접근이 강하면 탐험가, 회피가 강하다면 방랑자 성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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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에 따른 여행자 유형

성격이란 사람과 사람을 구분해 주는 심리적 특징

외향성과 내향성은 심리적 에너지 수준의 차이로 발생

외향인은 심리적 에너지 수준이 높아 자극을 받아 각성된 상태를 선호

내향인은 심리적 에너지 수준이 낮아 조용히 내적 성찰을 선호

개방성은 새로운 지식, 아이디어, 가치. 사항, 감정, 행동에 열려있는 정도

낮은 사람은 친숙과 유지를, 높은 사람은 관용과 경험을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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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행복은 얼마나 갈까

여행의 행복과 여행을 통해서 획득한 여러 만족감은 최소 3일에서 최대 3주 정도 지속된다. 그러므로 여행은 그 자체로는 삶의 목적이 될 수 없다. 오직 꾸준히 여행하며 자주자주 행복을 경험하는, 그리하여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의 삶에 주기적으로 활력을 불어넣는 '여행하는 삶'이 인생의 목표가 될 수 있을 뿐이다. 


96

나 개인적으로는, 잘살아보려고 열심히 애쓰는 사람들을 순수한 가난뱅이 만드는 짓 좀 그만했으면 좋겠고, 아이들한테 찔끔찔끔 적선해줘서 아이들 부모들이 돈 좀 더 잘 구걸해 오라고 아이들 얼굴을 불로 지지는 일이 없게 해줬으면 좋겠다. 

대충 만든 환상에 넘어가지 말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직접 느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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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행자가 여행지를 평가하는 것을 당연시하면서도 가끔 그 반대도 당연한 일임을 깜박하곤 한다. 현지인들도 여행자를 평가한다는 사실 말이다. 현지인을 멸시하고 현지 공동체와 문화를 능멸하는 여행자들은 여행자에 대한 현지인들의 평가를 악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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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 가장 중요한 것 하나

여행 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여행의 행복을 잘 정리하고, 이를 가끔 기억에서 꺼내 생생하게 추억하는 것이다. 

여행에서 좋은 사진을 많이 찍어놓고 이를 그냥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만 해놓거나, 친구들이 여행에 대해 물어올 때 "좋았어"라는 한마디로 모든 긍정적 경험과 부정적 경험을 탈색해버리면 곤란하다. 

우리는 우리 여행을 여러 편의 재미난 이야기로 만들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만들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면서 우리는 이 여행이 자신에게 전체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깨달을 수 있고, 우리가 여행 중 겪었던 여러 가지 좋은 일과 여러 가지 나쁜 일의 세세한 의미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이야기 안에 배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좋았던 일은 강렬한 추억이 되고, 나빴던 일은 귀중한 배움이 된다. 

모든 여행은 여행기로 쓰인 뒤에야 아름다워지고 모두와 공유할 만한 의미를 얻는다. 적어도 우리 마음속에서 크고 작은 여행기로 집대성되지 않은 여행이야말로 진정 무가치하고 의미가 없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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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아름답고 행복한 여행을 위하여

우리는 흔히 여행지가 여행의 행복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그렇게 좋다고들 하는 그 여행지에 가기만 하면 여행의 행복과 의미가 마법처럼 자연스럽게 밀려오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게 녹록지 않다. 우리는 최고의 여행지에서 최악의 여행을 하기도 하고, 최악의 여행지에서 최고의 여행을 하기도 한다. 최고의 여행은 여행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여행지가 제공하는 여행 요소와 우리 자신과의 궁합에 따라 결정되고, 이 기가 막힌 궁합을 찾아내려는 우리의 노력에 따라 결정되며, 우리의 열린 마음과 자신감과 여행 기술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하여 어떤 사람들은 어떤 여행지에서건 자기만의 최고 여행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이에 따라 여행의 여러 요소를 포괄적으로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놀라운 점은 이 과정이 엄청나게 재미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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